 |
문제의 현수막은 지난 9월 말, 김영만 전 군수가 명절을 맞아 군위군 일원에 게첨한 인사 현수막이었다. “언제나 반갑고 고마운 군민 여러분!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만 적힌 단순한 인사였으며, 정치적 구호나 홍보성 문안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산성면사무소는 이를 군위군청의 불법 현수막 일제 정비 공문에 따라 철거 대상으로 보고 강제 철거했다.
 |
이 과정에서 현수막 설치 측이 “김영만 전 군수의 현수막만 철거하느냐”고 항의하자, 면사무소는 “군청 지시에 따른 행정조치”라고 설명했고, 이후 면 전역의 불법 현수막 전체에 대한 철거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성면장은 며칠 뒤인 10월 21일, 모 이장에게 ‘군위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5조 제3항’을 근거로 해임 통보를 발송했다.
이에 봉림1리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마을 주민 37명(전체의 약 85%)은 10월 24일 면사무소에 ‘이장 해임 철회 및 원상복귀 촉구 탄원서’를 제출하며 “모 이장은 7년간 묵묵히 마을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라며 “면장이 개인 감정과 정치적 판단으로 주민 대표를 내쫓은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특히 “면장이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해임을 통보했다”며 절차적 하자와 소명권 침해를 지적했다.
산성면장은 “군청 공문에 따른 적법한 행정조치였으며, 해임 또한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해명했지만, 지역 여론은 싸늘하다.
마을 주민 A씨는 “명절 인사 현수막은 어느 정치인이나 다 걸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정 인사 현수막 문제로 이장이 해임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행정이 지나치게 경직됐다”고 비판했다.
다른 주민 B씨도 “이장 해임은 행정 절차와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진 조치”라며 “면장이 공무원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모 이장은 “사전에 어떤 경위서 요구도, 청문 절차도 없었다”며 “행정의 형평성을 잃은 부당 해임으로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행정심판 및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현수막 철거 논란을 넘어, 주민자치권 침해와 공직자 권한 남용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주민의 대표를 주민 의사와 무관하게 해임한 것은 비민주적 조치”라며 “행정이 스스로 불신을 키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지역 원로는 “이장은 마을의 눈과 귀다. 주민 뜻을 무시한 행정은 결국 군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런 일방통행식 행정이 계속된다면 군위군의 신뢰는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군위/김휘균 기자
김휘균
